제목[2012.01.15] "WCC란 무엇인가?" - 제7장…②2012-0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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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란 무엇인가?' - 제7장 로마가톨릭주의…②
 
3. 교황은 무오하다
로마가톨릭교회가 반종교개혁운동의 일환으로 개최한 트렌트공의회(1545-1563)는 믿음과 행위를 구원의 필수 요소로 확정했다. 개신교회의 '오직 믿음(sola fide)'의 이신칭의의 교리를 그릇된 것으로 규정했다. 인간 행위와 공덕은 구원에 필수적이다. 믿음으로만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함께 도덕적인 행위가 영생에 이르게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대속의 은총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믿는 신앙만으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 선한 행위가 수반되어야 하고, 완전한 성화의 단계에 들어가야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로마가톨릭교회는 성만찬 예식에서 사제가 축성(祝聲)을 하면 빵과 포도주가 초자연적 신비로 실제 예수님의 살과 피로 바뀐다고 믿는다. 종교개혁기에 논쟁이 된 화체설과 희생교리는 지금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종교개혁자들은 로마가톨릭교회의 성찬을 거부했다. 화체설 교리가 미신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 교회의 성찬은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반면, 로마가톨릭교회는 개신교회 신자들에게 성만찬을 제공하지 않는다. 목사, 교단장, 기독교총연합회 회장, 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이라할지라도 제공하지 않는다. 교황좌의 절대권, 화체설, 희생교리를 포함한 로마가톨릭교회 신앙을 고백하는 자에게만 베푼다. 개신교회의 성만찬에 로마가톨릭교회 신자들이 참여하는 것을 엄금한다. 로마가톨릭교회는 자신이 사람의 죄를 용서하는 권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죄 사함과 구원을 받으려면 로마가톨릭교회의 세례를 받아야 한다. 로마가톨릭교회가 사(赦)하지 못할 죄는 없다. 원죄는 물세례로 용서를 받고, 자범죄는 고해성사로 용서를 받는다. 교회가 죄를 용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로마가톨릭교회의 제1차 바티칸공의회(1870)는 교황 무오교리를 선포했다. 교황은 믿음과 도덕, 교리문제에 대해 오류가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교황 무오교리는 교황을 정점으로 피라미드처럼 구성된 주교단(공의회)과 그 교회계급에 속하는 지역 교회들도 무오하다는 것이다. 교황은 지상(地上)의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다. 로마가톨릭교회는 교황을 무오류의 그리스도와 동일시하고, 교황, 교황좌, 교계(敎階, hiearchy)를 절대시한다. WCC는 '성경과 전통'에 관한 의견수렴과 영리한 신학작업을 통해 로마감독직(교황직)의 '사도적 계승(apostolic succession)'을 인정해 준다. 로마가톨릭교회의 직제의 사도적 승계와 개신교회의 교직 체계를 모두 인정하고 포용한다. 예배의 사도적 승계, 신앙과 가르침의 사도적 승계, 교회들의 사도적 승계를 모두 강조한다. 로마가톨릭교회가 자신의 서고 넘어짐의 문제로 여기는 로마교구의 감독직-교황좌의 '사도적 승계'를 직제에 대한 사도적 전통의 한 부분이라고 하면서 인정해 준다. 종교개혁자들이 말씀선포를 강조한 까닭은 로마가톨릭교회가 로마교구의 주교권(감독권)-교황좌를 교회의 표지로 여기기 때문이었다. 교회의 본질이 교황 중심의 교계(敎階)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선포에 있다고 보았다. '하나님의 말씀 선포'는 설교행위나 윤리강화(講話)가 아니다. 사도들이 전한 복음과 진리를 선포하는 일이다. 설교자가 강단에서 설교를 한다고 하여 '말씀 선포'가 있는 교회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 선포', 곧 건전한 교리와 진리를 가르치고 설교하는 교회가 참 교회이다.
4. 마리아는 중재자이다
'성모' 마리아가 로마가톨릭교회에서 차지하는 자리와 역할은 아주 특별하다.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에 버금간다. 로마가톨릭교회가 만들어 낸 마리아 교리의 핵심은 다섯 가지이다. 마리아는 (1)평생 동정녀였다. (2)원죄가 없다. 죄 없는 삶을 살았다. (3)육체를 갖고 승천했다. (4)하나님의 어머니이며 교회의 어머니이다. (5)구원의 중재자이다. WCC는 로마가톨릭교회의 마리아론을 은근히 옹호한다. WCC 출판물인 "에큐메니칼운동에 있어서 마리아론"은 고대교회는 마리아를 '하나님의 어머니(theotokos)'라고 규정했고, 개신교, 정교회, 로마가톨릭교회가 모두 성육신의 신비에 신앙의 중심을 두고 강조하므로 "마리아 숭배가 미신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되었다"라고 한다. WCC는 해방신학과 여성신학을 고려하건대 마리아론이 WCC가 추구하는 세계교회의 일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마리아 숭배는 전세계의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강렬하다고 말한다. WCC는 "공동의 증거를 위한 소명: 신뢰 관계의 선교와 개종주의의 중단"(1997)에서 "성상을 받드는 모습을 우상숭배라고 비난하는 행위, 마리아와 성인을 향해 우상이라고 비웃는 행위"를 금지한다. 로마가톨릭교회가 "갈라진 형제들 가운데도 주님이신 구세주의 어머니께 마땅한 존경을 드리는 이들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결론: WCC의 로마가톨릭화
종교개혁자들은 로마가톨릭교회를 주로 교황권과 성찬론과 관련하여 우상숭배 집단으로 규정했다. 종교개혁운동은 근본적으로 교회론에 입각한 교회개혁 운동이었다. 그런데도 WCC는 로마가톨릭교회와 일치를 추구하면서, 하나 되는 길을 모색하려고 중요한 교리들을 양보하고 비성경적인 신앙행위를 묵인함으로써 로마가톨릭주의로 완전히 기울어졌다. WCC는 일치를 위해 진리를 포기한다. 가시적 일치를 위해 진리를 상대화시킨다. 영국국교회의 특징인 자유주의(Latitudinarianism, 자국 교회의 가시적 일치를 도모하고자 로마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을 모두 수용하는 태도)라는 그릇 속에 로마가톨릭교회, 정교회, 개신교회들의 신학과 교리와 제도를 담는다. 물과 기름, 알곡과 가라지, 진리와 비진리를 함께 담는다. 로마가톨릭교회가 가담한 '신앙과 직제위원회'와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 그리고 '종교 간의 대화위원회'의 다수 문서들은 여러 방면에서 로마가톨릭주의를 반영한다. 독일 신학자 로타르 가쓰만과 한스 베르너 더페와 에리히 브뤼닝은 공동으로 집필한 <;;에큐메니칼 프로젝트>;;(2004)에서 로마가톨릭교회가 WCC 에큐메니칼운동을 배후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움직이는 가를 지적한다. WCC는 로마가톨릭주의와 더불어 성경적인 신앙과 복음전도와 교회건설의 의욕을 저하시킨다. 진리에 대한 민감성을 무디게 만든다. 미신적 교리와 신앙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게 한다. '오직 성경' 원리를 소홀히 여기게 한다. 로마가톨릭교회와 개신교 사이에 근본적인 신앙의 차이가 없다고 하는 신앙무차별주의(Indifferentism, 신앙과 제도의 다양성이 근본적으로 동일한 신앙의 표현이라고 하는 신념)를 고양시켜 신앙노선과 참 교회 이해에 혼동을 준다. 개신교회 단체인 WCC가 로마가톨릭교회와 일치를 도모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과오이다. '오직 성경'을 중요하게 여기는 역사적 기독교와 일치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루비콘 강을 건넜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