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12.03.18] "WCC란 무엇인가?" - (맺음말) ③2012-03-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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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톨릭교회는 개신교인들의 '돌아옴' 또는 '귀정'(歸正)만이 교회 일치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고, 교리체계상 변함이 있을 수도 없다. 그러한 로마가톨릭교회와 일치기도회를 하는 개신교회는 어디로 갈 것인가?

한국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가맹한 동시에 보수계 교회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도 가맹한 두 교단이 있다. 복음적 신앙과 자유주의 신학의 국경선을 넘나드는 이러한 태도는 한국교회의 진정한 일치, 신앙고백적 하나 됨과 신앙노선 이해와 성경적 교회 건설에 혼란을 준다. 세계교회협의회와 그 한국지부 격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회원교회로 가입하고 자유주의 신학자들과 밀접한 학문 교류를 가지는 것은 교회의 생명력을 앗아가는 무서운 세력에 성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 때 미국을 휩쓸었던 무디부흥운동의 실패를 연상시킨다.

미국교회가 오늘날의 생명력 상실의 결과를 가져온 신학적 좌경화 문제로 한참 갈등을 겪고 있던 1930년대에, 미국 부흥운동의 주역을 맡은 드와이트 무디는 기업행태로 영혼을 낚고 있었다. 죄, 구원, 중생을 강조했다. 무디는 교회연합운동, 교파통합운동, 기독교문화운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유주의 신학 추종자들과 손을 잡았고, 교회의 생명을 위협하는 신학사조에는 무관심했다. 복음적인 선교단체를 만들고, 주일학교운동, 주일성수운동, 금주운동도 펼쳤다.

무디는 자유주의 신학이나 성경고등비평학의 위험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자유주의자들이 이사야서를 제1이사야서, 제2이사야서로 구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사람의 이사야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하는 마당에 두 명의 이사야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죽어가고 있는 사람을 구출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교회나 신학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보았다. 무디는 부흥운동자들과 오순절주의자들의 일반적인 특징을 드러냈다. 성령의 역사가 모든 것을 극복하게 한다고 생각하면서 자유주의 신학과 거짓 교사에 대한 경계심을 갖지 않았다.

교회의 생명을 위협하는 신학사조에 무감각하고 성령의 역사가 자유주의 신학의 유해성을 극복할 것이라고 본 무디의 판단은 옳지 않았다. 부흥운동 중심의 복음주의자들이 미국과 세계의 복음화와 연합일치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교회의 분열과 쇠퇴의 씨앗은 광범위하게 심겨지고 있었다.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경계심이 없었다. 포용주의, 다원주의, 신앙무차별주의에 무감각한 부흥운동은 결국 그 이유 때문에 자멸의 길로 들어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독자적인 단체이면서도 WCC의 한국지부 격 역할을 한다. 이 두 단체는 동일한 로고(Logo)를 사용한다. 동일한 신학이념을 추구한다. 동일한 성격의 선교 활동을 한다. 이 단체의 홈페이지는 WCC 관련 자료들을 싣고 있다. "WCC 제10차 총회"와 "WCC 제10차 총회 준비상황"이라는 항목도 두고 있다. 유유상종(類類相從),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이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 구원 유일성 신앙과 개신교회의 '오직 성경'이라는 정체성을 포기한 WCC의 신학노선을 지향한다는 것이 아닌가?

WCC 에큐메니칼 신학은 한 하나님, 한 성령, 한 그리스도 안에서 선물로 받은 '주어진 일치'와 하나 됨을 방해한다. '오직 성경' 원리를 포기하고 종교다원주의를 공식 표방하고 또 로마가톨릭교회와 일치를 추구하는 것은 역사적 기독교 신앙과 개신교회의 정박지를 버린 것이다. 그러한 에큐메니칼 조직에서 탈퇴하는 것이 진리 안에서 주어진 한국교회의 영적, 신앙고백적 '하나 됨'을 유지하는 길이 아닐까?

미국의 어느 모라비안교회는 2005년에 WCC에 재정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WCC가 비기독교 신앙을 인정하고, 모호하고도 상반된 내용의 문서들을 가지고 있고, 기독교 공동체를 벗어나 타 종교와 다양한 문화 전통을 수용하는 '폭넓은 에큐메니즘'과 '거대 에큐메니즘'을 거론하고, 지나치게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거나 집착하고, 종교다원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바아르선언문"(1990)을 채택했고, 복음전도에 대한 적대적인 에큐메니즘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유들 때문이다.

4.
WCC 제10차 총회(2013, 부산)와 관련한 어느 학술 모임에서 보수계 장로교회 신학교의 모 교수는 "WCC는 설령 다소 교리적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가볍게 포기해서는 안 될 가치 있는 기독교 단체이다. … WCC에 들어가서 그것의 강조점과 심지어 신학적 분위기를 장악하고… 세계 최대의 기독교 단체인 WCC의 신학과 사업의 방향을 성경적이고 정통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 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밖에서 반대 말고 들어가서 리더십을 발휘하여 성경적인 방향으로 회귀시키자는 것이다.

WCC 회원 가운데는 복음적인 교회들이 없지 않다. 그들은 WCC의 신학 흐름을 성경적이고 정통적인 방향으로 이동시키지 못했다. 피사의 사탑처럼 로마가톨릭주의와 자유주의 신학과 종교다원주의로 기울어져도, 역사적 기독교, 개신교회를 떠받들고 있는 기둥들이 뽑혀져도, 기독교의 중추적인 진리가 부정되어도, 그 흐름을 막지 못했다. 대표자들이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신학적으로 소양이 부족한 탓은 아닌 것 같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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