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17.12.10] 저의 길을 예비하시고...김성연2017-12-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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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길을 예비하시고 섭리해 주시며,
성가대 반주자와 교회학교 교사로 주의 일에
헌신하는 은혜를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김 성 연



 



▶저희 가족에게 일요일은 쉬고 노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고 거실에 나왔더니 아버지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아버지가 성경책을 손에 든 채로 집안에 들어오셨습니다. 어딜 다녀오셨냐고 물었더니 교회에 다녀왔다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까지 저희 가족을 전도하는 사람이 없었고 그동안 저희 집이 교회와는 거리가 먼 가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왜 갑자기 교회에 다녀오셨는지 묻자 아버지가 대답하시기를, 어머니와 결혼할 당시에 할아버지가 결혼해서는 꼭 예수님을 믿고 교회에 다니라며 성경책 3권을 결혼선물로 주셨는데, 오늘 문득 교회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은혜와진리교회에 다녀왔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부터 아버지는 주일예배뿐만 아니라 월요기도회, 수요예배, 금요기도회까지 모든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와 저에게도 같이 교회에 가자고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3학년이던 저와 어린 동생 손을 꼭 잡고 교회에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다음 해에 아버지가 저에게 교회학교에서 피아노 반주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저는 한창 피아노를 배우는 중이었지만 아직 아이들과 친하지 않고 또 예배 반주가 어렵게 생각되어 무조건 싫다고 하였습니다. 교회학교 선생님에 이어 교구 전도사님과 목사님까지 저에게 반주자로 봉사하기를 권하셨습니다. 나중에는 그 권유가 큰 스트레스가 되어 교회에 나가기 싫다는 생각까지 하였습니다.



 



그처럼 반주자로 봉사하기를 싫어하던 저였는데, 중등부에 올라가자 갑자기 제 마음에 반주자로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 불 일듯 일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중등부 선생님에게 그런 제 뜻을 전하셨습니다. 저는 1년 동안 성가대 대원과 찬양단 싱어로 봉사한 다음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반주자로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서툴렀지만 열심히 기도하고 열심히 봉사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로 실력이 점차 늘고 자신감도 생겨 봉사하는 일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저의 믿음은 부족하고 연약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저를 반주자로 세워주시고 실력이 일취월장하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사그라들고 단순히 일상화된 일로 여기며 예배시간에 졸기 일쑤였습니다. 또래 친구들과 교회에서 만나 노는 것을 더 즐겁게 여기고, 피아노를 치는 그 자체가 좋아서 교회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대학교 작곡과 진학을 목표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작곡 공부를 시작하였는데, 전문적인 음악공부를 하면서 ‘피아노를 잘 치게 된 것이 내 능력이고 재능이다’라는 교만한 생각이 제 마음 한 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면서 교회에서 봉사하게 된 것에 감사치 아니하고 ‘내가 아니면 누가 해. 당연히 내가 해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봉사하면서 작은 일에도 쉽게 불평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설교말씀을 듣는 중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봉사하던 그 때를 떠올리고 저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하나님의 계획하심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회개기도를 드리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달란트를 주시고 거룩한 예배의 반주자 자리에 세워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렸습니다. 그런 후에 하나님의 은혜로 대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성인예배에서 반주자로 봉사하고 싶은 소원이 생겨서 하나님께 제가 20살이 되면 그 직분을 달라고 기도하였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 소원도 이루어져 20살이 되자마자 금요예배 반주자로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학교에 입학해서 보니 금요예배 반주자로 충실하게 봉사할 수가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과 특성상 금요일 저녁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연주회와 행사가 잦았습니다. 자주 봉사에 빠지게 되면서 하나님께 죄송하고 성가대 집사님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교회 봉사도 중요했고 학생으로서 학교행사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도우심을 바라며 어느 때보다 많이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그런 중에 월요기도회에서 명확한 해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회장 목사님께서 설교말씀 중에 우리가 세상에 사는 동안 육신의 일과 영적인 일을 균형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육신의 일과 영적인 일을 균형 있게 하기란 쉽지 않다고 하시고, 균형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육신의 일이 일을 하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신앙생활을 더 잘 하기 위한 수단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순간 그 말씀이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해답임을 깨달았습니다. 작곡과 학생의 신분도, 금요예배 반주자의 직분도 모두 하나님께서 예비하시고 인도하신 자리라는 것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반주를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학업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되지 않고 하나님을 더 잘 섬기는 수단이 되게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음악적인 재능을 키워서 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드리는 성도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후 하나님께서 큰 은혜와 사랑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저는 지금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고, 금요예배와 주일 오전 11시예배 반주자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학교 고등부 교사로 헌신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에 예수님을 믿고 복된 신앙생활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셔서 저를 위해 계획하시고 섭리해 주신 일입니다. 반주자로서 예배를 위해 봉사하고 교사로서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헌신하게 된 것, 그리고 그 자리가 얼마나 감사한 자리인지 깨닫게 된 것 모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돌이켜 보면 저의 모든 것에 하나도 하나님이 뜻하지 않으시고 섭리하시지 않은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 이 말씀처럼 저의 지혜나 힘으로 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다 저를 위해 하나님께서 예비하시고 인도해 주신 은총입니다.



 



그리고 저는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이 말씀을 받았고, 실제 이 말씀의 의미를 체득하였습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 4:6∼7) 처음에 고난과 핍박과 유혹이 다가왔을 때는 어떻게든 제 힘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제 힘으로 해결 되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기도함으로 하나님께 맡기고 믿음과 소망을 잃지 않았을 때, 하나님께서 저로 하여금 결국 승리하게 하시고 저를 선한 길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이처럼 믿음과 사랑과 소망을 주신 하나님, 귀한 달란트를 주시고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이 달란트가 배로 성장하게 하시고 더 귀하게 사용해 주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