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19.10.27] 네 보배를 진토에 버리고 오빌의 금을...이은혜2019-10-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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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보배를 진토에 버리고 오빌의 금을

강 가의 돌에 버리라 그리하면 전능자가

네 보배가 되시며 네게 귀한 은이 되시리니”

 

이 은 혜




▶친정어머니가 성도가 아니셨는데도 제 이름이 ‘은혜’입니다. 독실한 신자이셨던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셨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6·25전쟁 통에 피난을 내려가시다가 우연히 성경책을 갖게 되어, 예수님을 믿게 되셨습니다. 저는 주님을 영접한 후에 가장 먼저, 이 ‘은혜’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 드렸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일 때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어린 동생과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나이가 드셔서 힘든 걸음을 하는 할머니가 매일 집 앞 버스정류장에 나가서 전도하며 낯선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와 그분들의 구령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시던 모습, 저희들 손녀를 위해 기도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할머니는 매일 새벽예배를 다녀오신 후에도 또 작은 방에 들어가서 소리 내어 성경을 읽고 찬송하며 기도하셨습니다. 저는 이런 할머니의 열심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시의 할머니를 생각하면 가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오히려 미신을 따르면서 무속인들과 가깝게 지내셨습니다. 어머니 친구분들 중에 유일하게 주님을 믿고 섬기던 분이 지금은 권사님이신 우리 은혜와진리교회의 집사님이셨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연락이 끊겼다가, 수소문하여 2006년에 집사님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집사님은 저희 자매에게 바르고 굳센 믿음을 가질 때까지 꼭 은혜와진리교회를 다니면서 열심히 예배생활을 하라고 간곡하게 말씀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교회에 등록을 하고도 1년에 예배를 드린 적이 몇 번 되지 않을 정도로 예배를 등한히 하였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제약회사에 취업하고 세속적인 자랑거리를 더 만들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하였습니다.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성품이 성실하고 착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에게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술을 자주 마시고 남편에게 화를 내는 것으로 풀었습니다. 마음에 병이 들자 몸에도 병이 찾아왔습니다. 이유 없이 심하게 기침을 하며 소변보는 일이 힘들었습니다. 큰 병원에서 폐와 신장 모두 정상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 받아서 밤에 복용하여 겨우 잠을 자고, 낮에는 용변을 하지 못해서 몹시 괴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교회에 나와 예배 드리면서 심신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에 교회에 다시 등록을 하고, 결심하고 예배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해 여름에 물세례를 받으면서 “하나님! 성령세례도 꼭 받고 싶어요.” 하고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로 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일하게 되었고, 한 학기를 마친 후 강의평가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 다음 해에 바로 강의전담교수로 임명되었습니다. 전임교수가 되기 위해 박사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남편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는 데, 당회장 목사님의 설교말씀이 어느 때보다 더 강렬하게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슴 깊이 와 닿았습니다. 이어서 기도하는 중에 눈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몹시 당황스럽고 성도님들 보기에 창피했습니다. 눈물이 한없이 쏟아지더니 어느 순간 머리부터 온 몸이 뜨거워지면서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늘 와서 앉던 성전 그 자리 그대로인데 이상하게 교회도, 주위 성도님들도 다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그 후에도 기도하려고 눈을 감으면 또 온 몸이 다시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폭풍 같은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 때부터는 예배 시간에 졸지 않고 예배 시간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이 오늘은 어떤 말씀을 주실 까 기대하며 설교시간이 짧다고 아쉬워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 경청하지 못했던 설교말씀을 다 찾아서 다시 듣고 싶을 정도로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 생겼습니다. 성경이 재미있고 궁금하여 집에서도 성경을 읽기 시작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찬송부터 들었습니다. 좋아했던 세속적인 것들이 점점 몸과 마음에서 멀어지며 즐겨 마셨던 술도 입에 쓰고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술을 아예 끊었습니다. 출근길에 보이는 가로수와 들풀을 보고 마치 두 팔 벌려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처럼 생각되어 감동하여 울면서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주님을 만난 첫사랑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게 되면서 제가 가장 먼저 열심을 내어 한 일이 전도입니다. 친구들을 만나는 목적이 예수님을 전하고 저의 신령한 변화를 간증하기 위한 것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불신자인 친구들은 저를 만나기만 하면 제가 기승전 예수님, 결론은 복음을 전하므로 많이 당황스러워 하였습니다. 앞장서서 점집과 술자리로 이끌던 저였는데, 180도 변화된 저의 생활태도를 보고 친구들도 예수님과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도할 친구 한 명씩을 정하여 하루를 온전히 금식하며 기도하고 전도했더니 놀랍게도 친구들 모두 예수님을 믿게 되어 오늘 우리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바쁘게 생활하던 중에 임신을 하였습니다. 당시 저희 부부는 아이를 가질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정년이 보장되는 정교수 임용을 목표로, 하루라도 빨리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그 과정을 밟고 있는 때여서 갑작스러운 아기 소식이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곧, 하나님이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귀한 선물임을 깨닫고 감사 드리며 남편과 상의하여 하나님과 늘 함께 하라는 의미로 아기 이름을 ‘하늘’이라고 지었습니다.




아이를 출산하고 지금 사는 군포시로 이사하였습니다. 권사님이 구역예배도 열심히 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 때만 해도 저는 구역예배는 주로 시간 많은 나이 든 성도님들이 드리는 예배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공부하랴, 강의하랴 몹시 분주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내키지 않았습니다. 다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구역예배에 참석했는데 구역 성도님들과 사소한 기도제목까지도 서로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울고 웃고 주님의 사랑으로 섬기는 일이 지금은 저의 예배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더운 여름날이나 추운 겨울날이나 한결같은 태도로 구역원들을 섬기면서 열심히 전도하고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수구역장님의 모습에서도 많은 감화를 받았습니다.




육아와 집안일을 하며 강의와 공부까지 하는 것이 보통일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저의 어린 아이를 누군가에게 긴 시간 맡겨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저를 이 땅에 보내신 목적과 제 본연의 자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며 기도하였습니다. 남편과 교구장님과 수구역장님과 상의한 후, 집에서 남편을 내조하며 아이를 직접 말씀과 사랑으로 양육하며 살기로 결단하였습니다. 얼마 안 남은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교수 사직서도 제출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열심히 쌓아온 것들을 내려놓기가 물론 쉽지는 않았습니다. 주변의 석사, 박사 친구들은 그 동안 들인 시간과 돈과 노력이 아깝다면서 저의 결단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내리는 결정이 하나님의 뜻인지, 아닌지만 생각하며 하나님께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네 보배를 진토에 버리고 오빌의 금을 강 가의 돌에 버리라 그리하면 전능자가 네 보배가 되시며 네게 귀한 은이 되시리니 이에 네가 전능자를 기뻐하여 하나님께로 얼굴을 들 것이라.”(욥 22:24∼26)




세상의 자랑거리와 욕심을 내려놓고 현재는 가정을 돌보면서 영혼의 양식을 먹는 주일예배를 시작으로, 월요일은 아동구역예배를 인도하면서 아이들의 찬양과 기도 소리에 받는 은혜가 넘치고, 화요일은 구역장기도회로 위로와 힘을 얻으며, 수요일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강해설교 말씀으로 신령한 지식을 쌓으며, 목요일과 금요일은 구역예배와 금요기도회로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하고, 토요일은 교회에서 아이와 함께 드리는 영어성경예배로 즐거워하며 예배중심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예배마다 성령님의 은혜로 충만하여집니다.




일을 그만두고는 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기도하던 중 유아부 선생님의 권유로 유아부에서 교사로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한 동안은 남아있는 아집과 교만 때문에 힘들어 하며, 나와는 맞지 않는 부서라며 하나님께 불평했습니다. 봉사를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해 헌신하시는 선생님들을 생각했습니다. 또한 눈물로 설교말씀을 들었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제 마음속에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수구역장님의 권면대로 봉사한지 1년이 지나자, 언제 투덜거렸나 싶을 정도로 유아부를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작년 9월 금요예배 기도시간에 저에게 성령세례의 은총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올 여름에는 처음으로 수구역장님과 함께 성전청소 봉사를 하면서 우리교회에 대한 애착과 소속감도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아동구역장 직분을 맡겨주셔서 가르칠 말씀을 준비하며 가슴이 뛰는 은혜도 누리고 있습니다. 또한 며칠 전 임직예배에서 저희 부부가 함께 집사의 직분을 받았습니다.




오늘 너무도 달라진 저의 삶이 감개무량하며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이렇게 주 안에서의 새로운 삶,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찬송을 드립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