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17.09.03] 고간이 유익이 되게 해주신...김민주2017-09-10 15:11
작성자
고난이 유익이 되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오직 믿음과 순종으로
주님의 일에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김 민 주



 



▶우상을 숭배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저는 미션스쿨인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비로소 예수님에 대해 알게 되었고 가장 친한 친구의 전도로 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자 가족들의 반대와 핍박이 심해져 몰래 교회를 다녀야 했습니다. 온 가족이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저희 가정의 복음화를 위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홀로 신앙생활을 하느라 힘이 들고 외로움을 느낄 때면 하늘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셔서 홀로 고난의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그 외로움과 핍박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결혼 적령기가 되자 그 무엇보다 예수님을 잘 믿는 배우자를 만나 신실한 믿음의 가정을 이루고 가족이 함께 하나님께 예배하는 모습을 마음속에 그리며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하나님의 선물과도 같은 남편을 만나 그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남편이 섬기는 우리 교회로 옮겨 이전보다 더 열심히 예배 드리며 집사와 아동구역장 직분을 받아 주님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결혼 4년 만에 첫아이를 임신하였는데, 제 몸이 약해서 ‘계류유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잉태의 복을 달라고 한나처럼 하나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였습니다. 당장 기도 응답이 이루어지지 않아 초조해하는 저에게 당시 제가 봉사하던 외국인선교회와 통역봉사실의 성도님들이 많은 위로를 해주시고 기도해 주시며 믿음을 북돋워 주셨습니다. 정말 기적처럼 아이가 생겼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였습니다. 그 후 둘째 아이도 임신을 하자 부득이 육아에만 전념하였습니다. 그러자 시간이 지날수록 교회에 가도 봉사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고 자꾸만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배를 드리려고 성전 1층 로비를 지나다가 유아부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도 엄마가 되어서인지 그 아이들이 한없이 사랑스러웠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아까 보았던 아이들이 자꾸만 눈에 밟혔습니다. 이 일을 마음에 두고 기도하자 유아부 교사로 봉사하고 싶은 소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과 생각뿐, 제 아이들을 양육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그 소명을 잊은 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제 아이들에게만 시간과 정성을 쏟았습니다.



 



하루는 큰아이 친구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약속한 식당에 갔다가 아이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식당종업원의 부주의와 실수로 뜨거운 육수가 등에 쏟아져 아이가 ‘심재성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제 아이는 구급차에 실려 서울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은 한 달 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고 또 언제쯤 퇴원이 가능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상처가 깊거나 흉터가 심하면 피부이식 수술까지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극도의 불안감으로 하나님까지 원망을 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며 급기야 죽고 싶은 심정이 되었습니다.



 



그 때 같은 병실에 입원한 아이의 부모님이 그분들의 아이가 처한 상황을 이야기해주며 제 아이는 화상을 입은 곳이 얼굴이 아니고 신경이 밀집된 관절 부위가 아니며, 또한 기름이나 불과 전기에 의한 것이 아니니 그래도 다행스럽게 여기라며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이가 입원한 이틀 동안 제 눈에 전혀 보이지 않던 다른 많은 화상 환자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특히 제 아이보다 상태가 심각한 아이들의 모습, 또 그 옆에서 노심초사 애타는 부모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크게 낙심하여 하나님을 원망하기까지 한 저의 연약한 믿음이 부끄러웠습니다. 자식과 가진 모든 것을 다 잃은 상황에서도 먼저 자신의 잘못은 없는지 돌아보며 겸손히 하나님께 기도했던 욥을 떠올리며 하나님께 회개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치료실에 들어가는 제 아이에게 이사야서 41장 10절 말씀으로 힘과 용기를 북돋워주고 저는 하나님을 앙망하며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그런 후, 신기하게도 한 달 이상 집중치료를 받아야 한다던 아들이 입원 3일 만에 붕대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퇴원하였습니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회복속도 또한 빨라서 아들은 피부이식수술을 받지 아니하고 시간이 지나며 흉터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할렐루야!



 



그런데 그 몇 달 후 또 다른 시련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원래 몸이 약하여 20대 이후부터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왔습니다. 그렇지만 둘째를 출산한 후로 육아에 시달려 제대로 먹지를 못하고 건강을 살필 여유가 없이 생활하였습니다. 둘째를 출산한지 4년 만에 받은 여성암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왔습니다. 서울대병원에 조직검사를 의뢰하였고 한시가 급해서 병원에서도 빨리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암이라니, 그저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어린 두 자녀를 생각하니 눈물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상황이, 도대체 왜 내게 또 이런 시련이 찾아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두려운 마음에 며칠 동안 밥을 먹지 못하고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평소 신앙생활과 육아에 관해 자주 대화하고 조언해 주는 사이인 교회 후배가 통화 중에 “언니, 하나님이 언니를 많이 사랑하시고, 언니를 애타게 찾으시는 것 같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그 말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내심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 생명과 삶의 주권자이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밖에 달리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삶을 허락하신 분도 하나님이시요, 나의 삶을 취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심을 다시 확신하는 순간 안도하고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놀라고 두려워하였지만 저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나니 하나님의 평강이 제 심령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그 2주 후에 나온 검사결과에 저는 또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 검진 때 발견되었던 석회덩어리가 몸 속에서 사라져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암을 진단했던 그 의사선생님의 입에서 기적이란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몸 관리를 잘하도록 당부하며 1년 주기의 추적관찰을 권하였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추적관찰을 통해 몸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지만 하나님께 더욱 감사한 것은, 저의 연약함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저를 이전보다 더 건강하게 해주셨다는 것입니다.



 



이런 놀라운 은혜의 체험을 하고 기뻐하고 감사하며 더 지체할 수 없어 그동안 미뤄왔던 유아부 봉사를 결심하였습니다. 연약한 저를 사용해 주심에 감사하며 힘껏 헌신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유아부 교사로 아이들을 섬기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더욱 다양하고 풍성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의 의미를 확실히 알 수가 있었습니다. 봉사하면서 신령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게 됩니다.



 



출산과 육아로 쉬고 있던 아동구역장 봉사도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7) 하신 약속의 말씀대로, 예배 드리며 말씀을 공부하는 어린이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을 열심히 전도하는 모습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끼며 절로 하나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이 어린 아이들이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장차 교회의 기둥이 되고 이 패역한 시대에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훌륭히 감당하리란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더 열심히 헌신하려 합니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3,4) 환난과 인내와 연단을 통해서 하나님을 향한 저의 믿음이 크게 성장되었고, 소망 중에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치고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처럼 고난이 유익되게 해주셔서 더 굳센 믿음과 아름다운 소망을 가지고 다음 세대를 위해 헌신하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 드립니다.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9)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