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17.09.17]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명절을...정선자2017-09-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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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시아버님과 저희 가족을 구원해 주신
은혜를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정 선 자



 



▶저의 시댁은 철저하게 유교의 전통과 관습을 따르는 집안이었습니다. 시아버님은 동네의 장례식 등 여러 가지 행사를 유교식으로 준비하고 직접 집례하는 분이셨습니다. 91년에 제가 그런 집안의 장남과 결혼을 하고 시누이와 시동생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런 가정환경에서 생활했지만 저는 감사하게도 95년에 구역장님의 전도로 우리 교회에 나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신앙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까지 종갓집을 비롯하여 시댁 집안의 누구 한 사람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기도와 전도로 남편도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와 두 아이는 열심히 교회에 다니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생활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시부모님은 저희의 신앙생활을 강하게 반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지만 명절이나 생신 때처럼 집안 행사가 있어 저희가 시댁에 내려가면 시아버님은 내가 죽으면 아들한테 제삿밥도 못 얻어먹게 됐다며 그 싫은 속내를 드러내 보이곤 하셨습니다. 그래도 아버님은 사랑이 많고 인자하셔서 직접적으로 교회에 다니는 저희를 핍박하거나 마음 상하게 하는 말씀은 안 하셨습니다. 어머님도 번번이 저의 전도는 거절하셨지만 남편이 위험한 운전 일을 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받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생활을 해야 한다는 저의 말을 이해는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시댁에 다녀올 때면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고 좀 더 적극적으로 전도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곤 하였습니다.



 



시댁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한지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부모님이 연로하시고 특히 시아버님의 몸이 많이 편찮아지셔서 저는 다급해졌습니다. 그래서 먼저 시아버님의 구원을 바라며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는 한편 예수님을 믿고 섬기는 자녀로써 부모와 형제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에 본보기가 되려고 더 노력했습니다. 아버님의 건강을 위해 몸에 좋다는 갖가지 식품과 약을 원 없이 사드렸습니다.



 



그러던 2011년 3월에, 시아버님이 동네의 병원에서 암에 걸리신 것 같다는 말을 들으셨습니다. 정확한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병원에서 써 준 소견서를 가지고 급히 아버님을 모시고 대학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정밀 검진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이 수백 명이나 밀려 있는 상황이고 더군다나 아버님은 초진이라는 이유로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저는 위중한 병에 걸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그날 아침 일찍 병원에 가기 전에 아버님은 아는 친척이 그 대학병원의 의사라면서 한동안 망설이셨습니다. 아는 사람에게 야윈 모습을 보이기가 싫으셨고 또 동네가 집성촌이다 보니 소문이 나는 게 싫으셨던 것입니다. 그런 아버님을 간신히 설득하여 병원에 모셔왔는데 아무런 검사를 받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야 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지금 검사를 받지 못하고 이대로 돌아가면 다시 병원에 오지 못할 것 같았고 또 언제 갑자기 아버님이 구원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실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내게 큰 근심이 있는 것과 마음에 그치지 않는 고통이 있는 것을 내 양심이 성령 안에서 나로 더불어 증거하노니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롬 9:2,3) 한 바울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하나님을 앙망하며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 저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의 소원을 이루시며 또 저희 부르짖음을 들으사 구원하시리로다.”(시 145:18,19)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말하기를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사 58:9) 하신 약속의 말씀을 떠올리며 기도하였습니다.



 



그렇게 기도할 때에 그곳에서 친척인 의사의 어머님을 만났고, 저희의 긴박한 사정을 병원에서 알게 되어 아버님은 응급실에 우선 입원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아니면 아버님께 다시 기회가 없을 것이란 생각에 작심을 하고 같이 간 어머님과 남편은 대기실에서 잠시 쉬게 한 후, 아버님께 복음을 전했습니다. 통증이 심해져 자꾸 온몸이 아프다고 하시는 아버님의 팔다리를 주물러드리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아버님께 받은 사랑에 감사하는 말을 하고 더 정성껏 모시지 못하고 큰며느리로써 여러모로 부족했던 것을 용서해 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그 무엇보다 어떤 방법으로든 아버님을 교회에 모시고 가지 않은 것이 가장 후회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새벽 3시가 되어서 아버님이 그날의 마지막 검사자로 호명을 받으셨습니다. 제가 아버님의 침상을 밀고 지하 3층의 아무도 없는 검사실로 내려갈 때에 신기하게 그 시간 주님께서 함께 해주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검사 전에 잠시 대기하는 중에 아버님이 결신하셨습니다. 복음진리를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믿는 자에게 하나님이 구원을 베푸시고 영생을 주심을 믿는다고 고백하셨습니다. 할렐루야! 그 순간 저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검사 결과 아버님은 식도암 3기로 8개월 이상은 연명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암세포가 이미 온 몸 여기저기에 전이된 상태였습니다. 그 날이 아버님이 병원에 간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시골로 내려가신 아버님은 그곳에 있는 우리 교단 소속 교회에서 세례를 받으셨고, 목사님이 심방오시는 때를 그렇게 기다리며 좋아하시다가 9개월째 되던 날에 6남매 자녀와 손자 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한 모습으로 천국에 가셨습니다. 임종하실 때 큰며느리인 제가 대표로 기도한 다음, 모든 가족의 구원과 노총각인 시동생의 결혼을 위해 힘쓸 것을 약속 드리며 “아버님! 천국에서 봬요” 하자 연신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숨을 거두셨습니다.



 



그렇게 아버님이 돌아가신 1년 후에 시동생이 예수님을 잘 믿고 섬기는 배필을 만나 결혼하였습니다. 아버님의 마지막 간절했던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교구 전도사님과 성도님들이 함께 기도해 주시고 하나님이 섭리해 주신 결과였습니다. 시동생 부부는 하나님의 은혜로 곧 예쁜 자녀를 얻었습니다.



 



제가 수구역장의 직분임에도 오래도록 사랑하는 가족을 주님께로 인도하지 못하여 그동안 얼마나 가슴이 답답하고 하나님의 책망이 두려웠는지 모릅니다. 비록 부끄러운 구원이지만 아버님이 예수님을 영접하신 것이 한없이 기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에 감사하였더니 계속해서 한 사람 두 사람 주님 앞으로 나오고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신앙생활을 하게 되어 제 마음이 한없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모든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명절이 다가오면서 그 때의 그 감동이 지금 새롭게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저희 교구와 구역 모든 성도님들의 가정복음화를 위해 더욱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하게 됩니다. 저희 가족을 사망의 길에서 생명의 길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베풀어 주신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더 열심히 복음을 전하고 모든 주님의 일에 착하고 충성스럽게 헌신할 것을 다짐하면서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