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자주(自主)2017-04-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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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우리나라 「교육 개혁심의 위원회」에서 21세기 국민상 정립을 위하여 「자주,창조,도덕」의 세 가지 덕목을 설정한 일이 있었다. 모두 적절한 덕목이지만 그 중에서도 자주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하겠다. 그렇지만 다만 자주를 지나치게 주장하다 보면 폐쇄적이 되고,독선적으로 흘러,장차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지장을 초래할까 염려되는 점도 있다 하겠다.  

 우리는 자주하기 위하여 먼저 주인의식(主人意識) 이 투철해야 한다. 주인 의식이란 남을 앞세우는 마음이다. 어는 권사님 가정을 심방하였더니 응접실 의자가 하나 부족했다. 주인 권사님은 마루바닥에 내려 앉아 손님을 기어이 의자에 앉히고는 오히려 즐거운 표정이었다. 성경에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치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는 정신은 주인 의식의 바탕에서만 가능하다.

그 다음은 어른스러워야 되겠다. 당당한 자세로 넓은 금도(襟度)없이는 자주민다운 구실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옛날 황의 정승은 너무 어질어서 이웃 아이들이 그 무릎에 앉아 수염을 뽑아도 이놈, 이놈하고 웃고 있으니, 그 부인이 혀를 차며 「정승이 저렇게 물어서야 어이 정사인들 제대로 영이 서겠나」하더라 한다. 그러나 황희는 명정승이었다. 공연한 일에 일일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하다.

이 주인 의식과 어른스러운 금도(襟度)없이는 아무리 자주를 외쳐도 제 고집만 세우는 소아병적인 고집장이가 되고 말 것이다.

성경에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주자나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하였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있는 심한 차별이나 구분을 없앤 것이 기독교이다. 분열된 것을 하나로 할 수 있는 힘은 오직 하나님의 힘이시다. 우리 민족이 분열 없이 하나가 될 때만이 자주민으로서의 긍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