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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개안수술(開眼手術)2017-01-08 14: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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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백내장(白內障)으로 고생을 했다. 백내장이란 안구 내의 수정체가 혼탁해져 안개가 끼인 듯 물체가 흐르게 보이는 눈병이다. 아무리 높은 도수의 안경을 껴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니, 독서는 물론, 집필이 여의치 못하니, 간혹 청탁받은 원고를 쓰노라면 대단한 노역(奴役)이었다. 더욱이 비탈길을 걷거나, 계단을 내릴 때는 헛딛기가 일쑤라 반사각 장애자 행세를 면할 수밖에 없었다. 젊을 때 등산을 갔다가 때로 운무(雲霧)를 만나면 온 천지가 뿌옇게 되어 지척을 분간하기가 어려워 곤욕을 치렀는데, 이제 밝은 날씨 속에서 내 혼자만 운무를 만난 셈이다.

통계상 칠팔십 세가 되면 80%이상이 다 백내장이 온다 하니, 내 나이를 내가 먹고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체념하고 있던 차 여의도 성모병원 안과 과장 이상욱 박사의 권유로 근간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그 수술이란 것이 본래의 혼탁해진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 수정체를 갈아 넣는 시술이다. 이 박사 같은 명의의 시술인지라 아무 고통 없이 불과 십분 이내에 수술이 완료되고, 얼마가 입원 치료하다가 무사히 퇴원하고 보니, 신기하게도 시력이 밝아져 모든 것이 환하게 보인다. 눈이 밝아지니 살맛이 난다.

나는 책상에 성경을 펴고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어느 때 유명한 박사님에게 예수를 믿으라 전도하다가 「살아계신 예수를 보았느냐?」고 역습을 당하여 횡설수설 진땀을 흘렸는데, 지금 같으면 당당히 할 말이 있다. 「비록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 해도 세상에서 흐려진 육안으로는 주님의 임재를 분명히 볼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믿는다 하면서도 확신이 없으니, 오리무중(五里霧中)의 암중모색(暗中摸索)이 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지팡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지성에 의지하다보니 넘어지기가 일쑤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명의 중의 명의이다. 돌팔이 의원에 의지하지 말고, 주님 앞으로 나아가 흐려진 육안 대신 밝고 환한 영안을 얻기 위하여 개안수술을 받아보라. 그리고 예수님의 현존을 분명히 바라보고 이제까지의 암중모색에서 벗어나 그와 동행하는 확신 있는 신앙생활을 하자」고 큰 소리로 말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