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참빛2018-07-22 11:29
작성자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취는 빛이 있었나니”(요한복음 1:9)

 

옛날 바보들만 사는 어떤 두메 산골 마을에서 있던 일이다. 동민들이 함께 모여 회의를 할 집회소를 짓게 되었다. 동네에서 가장 연로하고 지혜 있는 김첨지 할아버지가 설계를 하고 설계에 따라 흙담을 쌓고 조그마한 출입구 외에는 창문 하나 없는 창고 같은 집을 지었다.

 

낙성식을 하느라 남녀노유 할 것 없이 온 동민이 이 집회소에 모였는데 창문이 없으니 실내가 캄캄하여 사람을 분간할 수 없었다. 이렇게 어두워서야 어찌 회의를 하겠는가. 원망이 자자하자 김첨지 할아버지가 촛불을 켜왔다. 그러자 온 실내가 밝아졌고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김첨지 영감이 사회를 보느라고 손에 든 촛불을 놓을 곳이 없어서 머리 위 상투에 꽂았더니 불빛이 더욱 밝아졌다. 모두들 지혜 있는 할아버지라고 감탄했다.

 

한참 회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촛농이 할아버지의 이마에 떨어졌다. “앗! 뜨거워”하며 펄쩍 뛰는 바람에 촛불이 떨어져 꺼졌고 온 실내는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동민들은 더듬거리며 출입구를 찾아 나오느라 큰 곤욕을 치렀다. 이로 말미암아 동리 사람들은 이 어두운 집회소를 어떻게 해야 환히 밝힐 수 있는가 의논이 분분했다.

 

다시 김첨지 영감이 지혜를 짜냈다. 실내가 어두운 것은 햇빛이 없어서 그런 것이니 햇빛을 실내에 퍼 넣으면 밝아질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었다. 모두들 참 옳은 말씀이라 찬성을 했다. 다음날 아침 해 뜰 무렵 온 동민이 삽, 함지, 바가지 등을 각각 가지고 나와 김첨지 할아버지의 지휘에 따라 열심히 햇빛을 실내로 퍼 넣었다. 한나절이 다되도록 햇빛을 퍼 넣고 보니 사람들이 다 지쳤다. 이만하면 집회소 안이 햇빛으로 가득 차고 밝아졌으리라 싶었다.

 

김첨지 영감은 의기양양하여 사람들을 이끌고 집회소로 들어갔더니 여전히 어두워 지척을 분간할 수 없었다. 그러던 차 동민 한 사람이 넘어지면서 벽을 치는 바람에 벽에 구멍이 났다. 그 구멍으로부터 햇빛이 들어와 일시에 실내가 환하게 밝아졌다. 모두들 좋아서 박수갈채를 하였다.

 

이 우화는 참 빛이 어디에서 오는가 보여 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인간이 만든 촛불은 위험하고도 불완전한 것이다. 인간의 지혜는 촛불과 같아서 내 영혼을 환하게 밝힐 수 없을 뿐 아니라 수시로 꺼져 혼돈과 방황을 가져다 줄뿐이다. 비록 세상 성현들의 지혜라도 촛불에 불과하다. 노자(老子)의 도덕경에 “유교가 숭상하는 거룩함이나 지혜를 없애버린다면 백성이 백배나 더 이로우리라(絶聖棄知 民利百倍).”하였다. 거룩한 율법은 백성을 위선자로 만들고 인간 지혜가 많으면 공리(公利)에 밝아져 시비와 분쟁만 조장할 뿐이다.

 

오늘날 과학만능으로 지식과 지혜만 얻으면 인간이 잘 살 줄 아는데 문명이 발달되면 될수록 왜 사람들은 살기가 더 어려워지기만 하는가? 인간의 지혜는 참빛이 아니요, 촛불에 불과하다. 진정한 참 빛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한복음 8:12) 이 참 빛을 어떻게 받아들여 내 것으로 삼겠는가? 내가 공부하고 닦고 노력한다고 참 빛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적 참 빛은 인간 속에는 없다. 인간의 노력은 김첨지 영감처럼 햇빛을 퍼 넣는 어리석음을 범할 뿐이다. 우리가 마음의 창문을 열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앙망하는 길 외에는 참 빛을 접할 수 없다.

 

“저희가 주를 앙망하고 광채를 입었으니 그 얼굴이 영영히 부끄럽지 아니하리로다”(시편 34:5)

 

집회소 벽이 뚫리니 햇빛이 절로 비춰옴 같이 우리가 예수를 믿고 마음을 주께 향하면 주께서 스스로 우리를 찾아 오시는 것이다. 어두운 동굴에 촛불을 켜서 밝히려 말고 천정에 구멍을 뚫어 햇빛을 받으면 영원히 밝아지리라. 동굴과 같이 어두운 우리 영혼을 세상 지식의 불빛으로 밝히려 말고 하나님을 향하여 마음 문을 열고 그리스도의 참 빛을 받아들이자. 이것이 참 밝음을 얻는 길이다.

 

옛날 와륜(臥輪)이란 자가 도통한 혜능(慧能)을 찾아가서 “와륜은 기량이 있으니 능히 백 가지 생각을 끊을 수 있다(臥輪有技倆 能斷百思想).”하였더니 혜능이 답하되 “혜능은 기량이 없으니 백 가지 생각을 끊으려 하지도 않는다(慧能無技倆 不斷百思想).” 하였다.

 

오늘날 인간의 지혜나 노력으로 빛을 얻었다고 자부하는 자는 와륜과 같은 어리석은 자이다. 진실로 인간의 노력과 지혜가 다한 곳에서 하나님께 나 자신을 헌신할 때 내 마음 문이 하나님을 향하여 열리고 참 빛이 태양과 같이 내 영혼을 밝히리라.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저와 같은 형상으로 화하여 영광으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고린도후서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