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상가지구2019-04-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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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난 집 개란 뜻인데, 주인이 돌보지 않아 몹시 여위고 초라한 꼴로,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얻어 먹을 것만 찾아 다니는 사람을 빈정거리는 말이다. .

 

공자(孔子)는 자신이 이상으로 삼는 도덕정치를 펴기 위하여 여러나라를 돌아다녔으나, 받아주는 군주(君主)가 없었다. 그가 56세 때였다. 정(鄭)나라로 가자 공자는 제자들과 떨어져 홀로 동문(東門)옆에서 제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승을 찾아나선 자공(子貢)이 한 행인(行人)에게 공자의 행방을 묻자, 그 행인이 이렇게 대답했다.

“동문 옆에 웬 노인이 서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마는 요(堯)임금 같고, 목은 순임금 때의 현상(賢相) 고요(皐陶)와 같고, 어깨는 명재상(名宰相) 자산(子産)과 같았소, 그러나 허리 아래로는 우(禹)임금에게 세 치쯤 미치지 못했고, 그 지친 모습은 마치 ‘상가집 개’ 같았습니다” 이 말을 듣고 동문으로 달려간 자공은 공자를 만나자 금방 행인에게서 들은 말을 고했다.

 

공자는 이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용모에 대한 형용은 들어맞는다고 하기는 어려우나, 내 행색이 ‘상가집 개’와 같다는 표현은 딱 들어맞는 말이라”하였다 한다. 성현의 길도 그리 평탄치는 아니한 것 같다.

 

성경에 “예수께서 무리가 자기를 에워쌈을 보시고 저편으로 건너가기를 명하시니라 한 서기관이 나아와 예수께 말씀하되 선생님이여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좇으리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오직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더라”(마 8:18~20)했다.

 

예수께서는 자기를 따르려는 서기관을 향하여 네가 나를 따르기 전에 어떠한 희생을 지불하지 아니하면 아니되는가를 생각해 보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인 것이다. 탐험가가 탐험대를 조직하려 하면 몰려온 희망자 중 몽상가를 떨구고 현실적인 사람을 선발하기 위하여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눈과 얼음과 습지와 더위를 각오하고, 피로와 고달픔에 견디어 낼 각오가 있습니까?” 하고 묻지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진실로 예수의 생애는 고난과 십자가를 지는 가시밭길이었다.

 

플루머가 말했듯이 “예수의 생애는 빌린 마구간에서 시작하시어 빌린 무덤에서 마치셨다”함과 같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일찍이 신앙의 길은 안일한 길이라고 하시지 않으셨다. 영광의 길은 동시에 십자가의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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