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아름다운 전도의 발걸음2017-11-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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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까지 J전도사와 구역 심방을 다니다가 돌아오는 길에 기다리고 잇던 나 집사와 최 권사님이 급한 환자가 있다고 심방을 가자 한다. 심방처는 서울 시외였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노라니 저물어가는 2월의 저녁 날씨는 더욱 쌀쌀했다. 두 시간 가까이 만원 버스에 시달리다가 내리니 빙판이 되어 미끄러운 어두운 시골길이었다.

 

기우뚱거리며 찾아간 집은 단칸 오막살이, 연탄가스 냄새가 코를 꽉 찌르는 부엌을 거쳐 방에 들어서니 희미한 불빛 아래 대머리 영감과 어린아이 둘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그들 사이에 40여 세의 해골같이 마른 아주머니가 다 죽어가는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이것이 5년 동안 자궁암과 유방암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이제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김 여인 일가족의 모습이었다.

 

이 형언할 수 없는 처량한 광경에 가슴이 뭉클하여 나는 곧장 우리는 교회에서 왔는데 예수 믿고 구원받읍시다.”했다. 그러자 대머리 영감이 못마땅한 얼굴로 우리는 대대로 불교를 믿어오고, 저기에 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하며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방구석에 흰 천으로 주름을 내리어놓은 것이 보인다. 그 안에 부처를 모셔 놓은 모양이다. 연이어 말하기를 우리 내외는 하루에 천수경을 삼백 번씩 외우기를 5년 동안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니 예수님이 고쳐주실 것이면 부처님도 고쳐 주시겠지요.”

 

나는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가 산에 가서 나무 그루터기를 뽑고자 하여 도끼로 오른쪽 내려치기를 계속하면 꺼떠럭꺼떠럭 하고 잘 뽑히지 않을 때 왼쪽을 내려치면 쑥 빠진답니다. 댁에서 오늘날까지 불교 믿고 병 고쳐 보겠다고 하루에 천수경을 삼백 번씩 외워도 병이 낫지 않으니 이제는 다른 방법으로 예수 믿고 하나님 은혜로 병 고치기를 기도해 봅시다.”

 

그러자 대머리 영감이 응대했다. “우리가 개종을 해서 예수 믿고 병 고치는 한이 있더라도 부처님을 외면하면 그 이상의 해가 우리에게 올 것입니다.”
여보시오. 답답한 말 그만합시다. 서울 시장님 밑에서 종사하다가 청와대 대통령 아래로 옮겨 간 사람이 있다 합시다. 그럴 때 어찌 일개 시장이 그를 방해하겠습니까? 오히려 영전했다고 칭찬할 것입니다. 신명기 439절에 그런즉 너는 오늘날 상천 하지에 오직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요 다른 신이 없는 줄을 알아 명심하고라고 하였으니 당신이 천지 최고의 신이신 하나님을 믿고 나오면 부처님조차 칭찬하실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 여인이 아이고 나는 예수 믿고 살아 보렵니다. 내가 죽는 것은 서럽지 않아도 저 어린 자식들 깡통 차고 거지 되는 것 내 못 보겠습니다.” 하고 남편에게 졸라대며 흐느껴 운다. 대머리 영감이 묵묵히 고개를 수그리고 앉았다가 결연히 우리도 예수를 믿겠습니다.:하였다.

 

두 내외에게 회개의 기도를 따라 하게 하고 곧 이어서 예배 드리고 합심해서 김 여인이 병 낫기를 위하여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 드렸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서라도 내일 주일 예배에 나오라고 부탁하고 밤늦게 돌아왔다.

 

이튿날 아침 나 집사가 택시비를 가지고 김 여인을 찾아가니 김 여인이 머리 빗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생생한 모습으로 교회에 갈 차비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깜짝 놀란 나 집사가 이 웬일인가 하고 물으니 다음과 같은 사연을 이야기하였다.

 

우리가 기도를 하고 돌아온 후 김 여인의 온 몸에 더운 불이 내리고 병 고통도 사라져서 어찌나 편안한지 잠이 들어 혼수상태로 새벽까지 잤다 한다. 남편은 이제 아내가 죽는가 보다.’하여 밤을 새워가며 운명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깨어난 아내가 병의 고통이 사라지고 수년 내 처음으로 생기가 온몸에 넘쳐 살 것 같다고 하니 너무나 좋아 이런 기적도 있단 말인가!”하며 펄쩍펄쩍 뛰다가 천장을 뚫어 놓았다는 것이다.

 

그 후 계속 교회에 나와 기도 받고 이제는 완전히 건강한 몸이 되어 보송보송 살이 쪄서 미인이 되어 있는 김 자매님을 바라볼 때 전도하는 발걸음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