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동호지필2019-03-2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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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맡은 이가 조금도 거리낌 없이 직필함을 말한다. 춘추시대, 진(㬜)나라 대신 조천이 무도한 영공(靈公)을 시해했다. 그 당시 재상격인 정경의 조순이는 영공이 시해되기 며칠 전에 그의 해악을 피해 망명 길에 올랐으나 국경을 넘기 직전에 이 소식을 듣고 도읍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사관(史官)인 동호(董狐)가 공식 기록에 “조순, 그 군주를 시해하다”라고 기록했다.

 

조순이 이 기록을 보고 항의하자, 동호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대감은 분명히 하수인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감은 당시 국내에 있었고, 또 도읍으로 돌아와서도 범인을 처벌하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감이 공식적으로는 시해자가 되는 것입니다.” 조순은 그것을 바른 도리라 생각하고 그대로 뒤집어 쓰고 말았다. 훗날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동호는 훌륭한 사관이었다. 법을 지켜 올곧게 직필했다. 조순도 훌륭한 대신이었다. 법을 바로잡기 위해 오명을 감수했다.” 우리나라 연산조(燕山朝)에서 사림파(士林派)의 중심인물인 김종직(金宗直)이 문인 김일손(金馹孫)이 사관(史官)으로 있을 때, 세조(世祖)의 찬위(篡位)의 여러가지 불의(不義)와 훈구파(勳舊派)의 학자들의 좋지 못한 행실과 또 스승 김종직이 지은 “세조를 빗대어 비난한 글”을 사초(史草)에 올린 것이 화근이 되어 많은 사람이 죽고 귀양갔다. 사필(史筆)로 말미암았기에 이를 무오사화(戊午士禍)라 했다.

 

성경 마태복음 1장 서두에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고 족보가 기록되어 있다. 가장 신성해야 할 예수의 전기 가운데 네 여인의 이름을 들고 있다. 그 여인중에 “라합”은 여리고성의 기생이며, 자기 조국을 배반한 여인이요, “룻”은 유대인과는 상종도 아니하는 이방 모압 여인이요, “다말”은 고의적으로 사람을 유혹한 간부요, “밧세바”는 용인할 수 없는 잔인한 수법으로 자기 남편을 죽인 다윗에게 시집간 간부이다.

 

성경의 제일면은 이 여인들로 인하여 더럽혀지고, 성군 다윗에게나 그 후손 예수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만약 이를 기록한 마태가 김일손(金馹孫)의 당한 처지였다면 능지처참될 판이 아니겠는가?

 

왜 이런 기록을 남겼을까? ①인간의 역사는 불결 그대로 하나님 앞에 명백히 드러남을 보인 것

                                          ②혈통을 존중하는 유대인과 이방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구별이 철폐된 것

                                          ③유대인의 족보에는 여자 이름이 오르지 아니하는 법인데 남녀의 장벽이 무너진 것                                           ④복음 서두에 우리의 모든 것을 포용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넓이를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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