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별자(別者)의 지름길2018-12-02 1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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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다리가 성치 못해 방에만 틀어박혀 있으면서도 별별 구상을 많이 하는 노인이 있었다. 노인을 동리 사람들이 별자(別者)라고 불렀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노인이 젊어서 남의 집 머슴을 살 때, 동리 일꾼들과 함께 높은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동리에서 멀지 않은 그 산은 아래에는 나무가 없고 상상봉에만 나무가 많았다. 산세가 원체 험해서 상상봉으로 가자면 굽이굽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족히 20리 길이나 되었다.

 

그날도 일찍 아침을 먹고 산을 오르는데 거의 한나절이나 되어 상상봉에 도달했다. 얼른 나무를 해놓고 잠시 쉬던 중 별자가 산 밑을 내려다보니 자기들이 사는 동리가 빤히 보이는데 돌아가지 않고 직진하면 채 5리도 안 될 것 같았다. 길이 좀 험하더라도 곧바로 내려가면 휠씬 빠르게 집으로 갈 터인데 왜 사람들이 저렇게 굽이굽이 돌아가는 얼빠진 짓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아무도 몰래 혼자 직선으로 내려가 남보다 먼저 동리에 당도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해주리라’ 일행이 일제히 나뭇짐을 지고 내려갈 때 그는 좀더 쉬었다가 뒤따라가겠노라 하고는 뒤처졌다. 일행이 보이지 아니할 때쯤 동리를 바라보며 나뭇짐을 지고 곧장 하산하기 시작했다. 얼마 내려가지 않자 낭떠러지가 나타나 겨우겨우 피해가니 연속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앞을 가로막았다.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다 해는 저물고 숲 속에서 방향감각 마저 상실했다. 결국 몇 길이나 되는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져 지게고 뭐고 다 잃어버리고 바위에 부딪혀 실신하고 말았다.

 

동리에서는 같이 갔던 일꾼이 밤중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자 호식이나 당한 게 아닌가 하여 청년들이 징을 울리며 찾아 산으로 올라갔다. 나뭇짐을 지고 출발한 장소로부터 얼마 멀지 않은 바위 아래에서 그 머슴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때 그는 다리를 다쳐 불편한 몸이 된 것이었다. 이로 말미암아 동리 사람들은 그를 별자(別者)라 부르게 되었다.

 

잠언서에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기나 지혜로운 자는 권고를 듣느니라”(잠언 12:15)하였고, 전도서에는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니 빠른 경주자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전도서 9:11)하였다.

 

우리 속담에 “길을 두고 뫼로 갈까.” “질러가는 길이 먼 길이다.”라는 말들이 다 동일한 뜻이다. 우리 인생이 취할 참된 길은 평탄한 길이나 지름길만이 아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마태복음 7:13~14) 좁고 협착한 길이야말로 하나님이 복 주시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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