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두꺼비가 부럽다2018-12-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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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두메 산골 마을에 마음씨 고운 소녀가 살고 있었다. 어느 궂은비 내리는 저녁 무렵, 소녀가 부엌에서 밥을 짓고 있노라니 조그마한 두꺼비 한 마리가 기어 들어왔다. 찬비를 맞아 쪼르르 물을 흘리며 툭 튀어나온 눈으로 새가슴을 불룩거리는 모양이 너무나 애처로워 보였다. “아이고 가엾어라.” 소녀는 두꺼비에게 밥알 몇 개를 떼어 주었다. 새끼 두꺼비는 그 밥알을 날름 받아먹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후로는 끼니때마다 두꺼비가 나타나서 소녀에게 밥을 얻어먹고 가곤 했다. 이 모양으로 몇 해가 지나는 동안 소녀는 처녀가 되고, 새끼 두꺼비는 왕 두꺼비로 자라났다.

 

그런데 그 소녀가 살고 있는 동리 뒷산 동굴 속에는 가래기둥 같은 큰 뱀이 서식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으나 이 뱀을 동리 사람들은 신령님으로 모시고 십 년마다 처녀를 희생의 제물로 드려 뱀에게 바침으로 동리의 평안을 비는 습관이 있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동리에 큰 재앙이 닥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마침 뱀에게 희생의 제물을 드리는 해가 되었으므로 관습에 따라 제비를 뽑은 결과 두꺼비를 기르던 그 처녀가 뽑히었다. 처녀의 가정은 한없는 비탄에 빠졌으나 어쩔 도리 없는 일이었다.

 

희생의 제물로 끌려가기 전날 저녁에 또 두꺼비가 나타났다. 소녀는 두꺼비에게 밥을 주면서 목메인 소리로 “두꺼비야, 이것이 너와 나의 마지막 만남이다. 내일이면 내가 뱀의 희생제물이 되어 끌려가고 만단다.”하였더니 두꺼비가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대로 사라졌다.

 

이튿날 그 소녀는 뱀 굴 속으로 끌려가 결박된 채 앉아 있었다. 한참 뒤 굴 속 깊숙한 곳에서 뱀이 기어 나와 소녀를 향하여 혀를 날름거렸다. 이때에 어느 사이에 왔는지 왕 두꺼비가 소녀를 가로막고 토시고 앉아 뱀을 향하여 독기를 피우는 것이었다. 급기야 뱀과 왕 두꺼비는 서로 독기를 피우고 싸우다가 함께 죽고 말았다. 이로 해서 소녀는 구출되고 그 동리는 재앙을 면하였다 한다.

 

인간끼리 서로 사랑할 뿐 아니라 동물까지라도 사랑하라는 뜻으로 이런 설화가 전해 내려온 것이라 본다. 성경에도 “그 어미새와 새끼를 아울러 취하지 말고… 그리하면 네가 복을 누리고 장수하리라(신 22:6~7)”하였다. 그 자비가 짐승에 미칠 정도로 긍휼한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사람을 구해주면 앙분하고 짐승을 구해주면 은혜 한다.” 하였는데 오늘날 세상에는 배은망덕한 무리가 허다하고, 더욱이나 살상을 예사로 저지르는 자가 흔하게 있으니, 이런 자는 짐승보다 못한 자라 할 까. 자고로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한 것이 이를 두고 한 말이라 하겠다.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이 말하기를 “내 죄를 생각하니 차라리 두꺼비로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하였다. 그는 의로웠다고 생각한 것도 불의였던 것으로 느꼈다. 그는 무엇이든 한 번도 잘 하였다고 생각되는 일이 없었다고 술회하였다.

 

진실로 주님의 뜻을 따라 올바르게 살아 보겠다고 결심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의 죄과가 심중함에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인간이란 그 범하는 죄의 뿌리가 자기 본능에 깊이 내리고 있기에 죄의 욕망을 스스로 없이 하기는 불가능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일생 동안 자행 자지하다가 죄만 짓고 지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예수께서 우리를 사랑하사 친히 십자가를 지시고 그 흘리신 보혈로 우리의 죄를 대속하여 주셨다. 이 은혜 무엇으로 보답할까. 오직 예수를 믿고 그 말씀을 순종하는 길 외에는 없다.

 

존 번연은 깊이 자기를 성찰한 나머지 자기 죄의 심중함에 놀라고 오히려 두꺼비로 태어나지 못한 것을 한했다. 우리들은 별사람인가? 모두 자기 죄과를 뉘우치고 사람다워지기를 힘쓰자. 주의 성령이 우리를 도우실 것이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두움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과 술 취하지 말며 음란과 호색하지 말며 쟁투와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로마서 1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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