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젊은 목회자들에게 권면하고 싶은 말2019-01-2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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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분이 신학교를 졸업하고 일선 목회자로 출발하려는 마당에 쓸데없는 노파심이라 생각하면서도 팔십 생애를 돌아보아 세 가지 권면의 말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는 사명감에 불타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사람은 모처럼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해보려 함이 마땅하다. 하고 싶은 일이 여러 가지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사명이 무엇인가를 알고 거기에 정진할 때 하나님은 그에게 그 일을 성취할 수 있는 은혜와 능력을 주시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막연히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닥치는 대로 하다 보면 일생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마는 수가 많다. 철학자 틸리히가 말했다. “사람은 일생에 있어 무엇보다 먼저 자기가 본래 무엇을 성취하려고 하는가를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여러분은 이미 일생을 주의 일꾼이 되어 복음 전하기로 작정하였으니 참으로 잘한 일이다. 내가 성경을 읽다가 로마서 1장 14절에서 17절을 읽어 내려가면서 감격의 눈물이 솟아남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세상 지식과 인생의 경험이 풍부한 사도 바울이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라고 담대하게 발언한 것은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능력, 그것은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강조하면서 문명인이나 야만인이나 고귀한 자나 비천한 자나 유식한 자나 무식한 자나 모든 인간에게 구원을 주신다고 단정적으로 역설했다. 이것은 인간 지식으로 추리한 것이 아니라 바울의 신앙 체험에 의한 말씀이다.

 

이 성구를 대할 때 우리는 백만 대군의 지원병을 바라보는 심정이 든다. 또 “내가 이 복음을 위하여 반포자와 사도와 교사로 세우심을 입었노라 이를 인하여 내가 또 이 고난을 받되 부끄러워하지 아니함은 나의 의뢰한 자를 내가 알고 또한 나의 의탁한 것을 그날까지 저가 능히 지키실 줄을 확신함이라”(디모데후서 1:11~12)고 바울은 복음 전도의 사명을 받은 긍지와 확신을 말하고 있다. 여러분도 이미 받은 복음 전도의 사명에 긍지를 가지고 불타는 의욕으로 매진하시기를 부탁한다.

 

둘째는 남을 알아주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인간 관계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서로 알아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친히 체휼하시며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불도 끄지 아니하시는 분이시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끌려온 간음한 여인을 죽음에서 구출하신 예수님은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하시며, 죽음의 공포와 죄책에서 몸부림치는 여인을 불쌍히 보시고 한 마디도 나무라지 않으시고 오히려 위로의 말씀만을 하시었다. 이 은혜에 감격한 여인은 탕녀에서 성녀로 변화되어 일생 동안 주님을 따랐다. 사람을 교화함에 있어 죄를 책망하기보다는 허물을 덮어 주고 그를 이해해 주며 사랑으로 감싸줄 때 변화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전도 초년생은 성경 말씀으로 사람의 죄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회개를 강조하는 경향이 많다. 나도 처음 전도 다닐 때는 하나님의 구원의 진리를 정정당당히 설파하여 항상 논쟁에 이김으로 쾌재(快哉)를 부르며 그 사람을 구원한 양 착각했지만 결과는 한 사람도 구원하지 못했다.

 

그 후 어느 믿지 않는 구역장의 남편을 전도하러 간 일이 있었다. 구역장의 남편은 어찌나 완악한지, 교회를 비난하고 자기 아내를 광신자라 욕하고 심지어 전도 간 나에게까지 대들었다. 처음에는 나도 당황했으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그분의 이야기를 일일이 들어주고 그분의 심정을 이해해 주며,, 그분의 주장을 될 수 있는 대로 긍정함으로 위로해 주고 사과하면서 논쟁을 피하고 끝에 가서 간절히 축복기도만 해주고 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다음 주일날 구역장과 그 남편이 나란히 교회에 나왔다가 나를 찾아와 인사하고 갔다. 참으로 성령의 감화 감동만이 사람을 회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도자는 교훈을 하기에 앞서 남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 말라”(로마서 12:15~16)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다.

 

셋째는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탄은 주야로 우리를 참소하고 우리에게 조그만 실수가 있어도 그를 근거하여 우리의 양심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나는 절망적인 실패자이다! 하나님은 나를 돌보시지 않으신다”고 마음먹게 한다. 그러나 계속 “나는 나쁘다! 나는 나쁘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결코 크리스천의 겸손이 아니다.

 

죄를 하나님께 아뢰고 “주님 나는 나쁩니다.”라고 말하라. 그 다음에는 십자가의 보혈을 상기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의 은혜를 바라보며 “주님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주님 나는 당신 안에 삽니다.”하면서 담대함을 가지고 결코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채근담에 “잘함이 없이 남의 칭찬을 받기보다는 잘못함이 없이 남의 비난을 사는 편이 오히려 낫다.”고 했다.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소신껏 했다면 세상의 칭찬이나 비난쯤은 상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