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불한불열2020-06-0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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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는 말이다. 옛날 여관에 머물던 한 나그네가 매양 미지근하고, 아마 씻은 물같이 멀건 숭늉을 가져오는 식모를 보고 노하여 따끈한 물을 가져오라고 나무랐다. 다음 날 냉수를 팔팔 끓인 백비탕(白沸湯)을 식모아이가 가져왔다. 손님은 종전과 같은 줄 알고 그 물을 꿀꺽 마셨더니 목이 타는 듯 뜨거워 삼키면서도 절로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를 본 식모아이가 “손님 왜 눈물을 흘리십니까?”하고 물었다. 손님이 차마 뜨겁단 말은 못하고 “아아! 더운 물을 오랜만에 마시니 고향 생각이 나서 절로 눈물이 난다” 하였다 한다. 여하간 숭늉은 미지근하여 못쓴다. 따끈따끈한 숭늉을 훌훌 불어가며 마시는 것이 제격이다.

 

성경에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더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더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더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내치리라”(계 3: 15,16)하였다. 믿음의 생활과 조화되지 않는 것 가운데 미지근한 것보다 더한 것은 없다. 불철저하고 모호한 자세는 믿음의 적이다. 그리스도는 그러한 자를 극단적으로 싫어하신다.

 

전도를 할 때 “차차 믿지요” 하며 미지근하게 방관적인 사람은 믿을 가능성이 적다. 차라리 반대하는 편이 돌이켜 회개하고 예수를 믿는 일이 많다. 믿음은 절대적이요 또한 모험적이어야 한다고 어느 신학자가 말하였는데 옳은 말이다. 음식도 차거나 더웁거나 한 것이 낫지, 미지근한 것은 구역질이 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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